'사피엔스' 서평, 나의 존재를 되돌아보다

2025. 3. 19. 18:50나의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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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인문학, 유발하라리
'사피엔스' 인문학, 유발하라리

📚 '사피엔스'를 읽고, 나의 존재를 되돌아보다

어떤 책은 한 줄의 문장으로 세상을 새롭게 보게 만든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바로 그런 책이었다. 단순히 역사서라기보다, 내가 ‘인간’으로서 지금 이 땅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아주 깊고도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주는 책. 책장을 넘기는 내내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 문명의 일부로서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가?

'사피엔스'는 인간이 어떻게 호모 사피엔스로 분화되었고, 무엇이 우리를 지배적인 존재로 만들었는지를 시작으로, 문명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하나씩 되짚는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그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수많은 ‘불완전함’과 ‘아이러니’였다. 우리는 점점 더 똑똑해졌지만, 더 행복해졌는가? 우리는 더 많은 지식을 가졌지만, 삶의 본질에는 더 가까워졌는가?

 

책을 읽는 내내, 인간이 쌓아온 문명의 역사란 단순한 진보의 서사가 아니라, 갈망과 오해, 실수와 깨달음이 얽힌 이야기라는 걸 자주 느꼈다. 농업 혁명이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았다는 대목에서는, 우리가 '안정'이라는 이름 아래 희생해온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과학 혁명 이후의 문명이 만들어낸 새로운 불균형은, 내가 살아가는 지금 이 시대의 본질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복잡한 이야기들을 놀라울 만큼 명확하게 풀어낸다는 것이다. 하라리는 우리에게 무거운 철학이나 고고학, 생물학적 사실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우리가 직접 질문하게 만드는 힘을 담고 있다. 왜 인간은 허구를 믿는가? 왜 우리는 무언가를 믿기 위해 신화나 종교, 혹은 돈과 국경 같은 ‘가짜’를 만들어내야 했는가?

 

'사피엔스' 책 표지

 

나는 책을 읽으며 한편으로 위로를 느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불안, 혼란, 분열조차도 역사 속 인간의 흔적이며, 어쩌면 우리가 아주 오래 전부터 품고 온 질문들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것이 오히려 나를 덜 외롭게 했다.

'사피엔스'는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니다. 그것은 ‘나’라는 존재가 세상의 거대한 흐름 속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책이다. 나는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많은 생각에 잠겼다. 우리가 이뤄낸 문명은 대단하지만, 그만큼의 책임도 따른다. 우리가 만든 모든 시스템, 제도, 기술은 인간의 선택으로부터 비롯되었고, 그 끝에는 또 다른 선택이 필요하다.

 

이 책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무엇을 잃었는지, 무엇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되는지를 되돌아보게 해주니까.

인류의 이야기를 통해 결국 나의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책,
'사피엔스'는 생각의 궤도를 바꾸는 기적 같은 한 권이었다.

 

이미지 출처 : 자체 제작 및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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