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19. 15:08ㆍ나의 책장
📚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고,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 밤
하루하루가 무채색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잊은 채 살아갈 때, 어쩌면 우리는 꿈마저도 잃어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나에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조용한 위로처럼 다가왔다. 꿈을 사고파는 백화점이라니. 그 설정만으로도 이미 따뜻한 판타지의 문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끝나지 않았다. 페이지를 넘기며 마주한 이야기들은 마치 나의 마음 어딘가를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백화점에서 오가는 꿈들은 단지 환상이 아니라, 사람들의 후회와 갈망, 그리고 놓쳐버린 소망들이 담긴 조각들이었다. 어떤 꿈은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다시 꿀 수 있는 기회였고, 또 어떤 꿈은 이룰 수 없었던 바람의 흔적이었다. 나는 책 속 인물들을 따라가며 나도 모르게 내 안의 '잃어버린 꿈'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작품 속 점장은 고객들의 꿈을 팔고 또 사들이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말없이 꿈을 건네주는 그의 존재는, 누군가의 상처에 조용히 귀 기울이는 상담자 같았다. 그의 일상은 마법처럼 특별하지 않지만, 그가 건네는 작은 꿈 하나가 누군가에겐 삶을 다시 시작할 용기가 되기도 한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혹시 우리도 누군가의 꿈을 지켜주는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특별한 건, 꿈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실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다시금 ‘꿈’이란 단어의 무게를 느꼈다. 어릴 땐 당연하던 꿈들이 어느 순간부터 현실에 밀려 뒤편으로 밀려나고, 언젠가부터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이름 아래 스스로 포기한 것들이 떠올랐다. 그 꿈들은 사라진 게 아니라, 아마도 내가 외면한 채 어디선가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작가 이미예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말한다. 꿈은 아주 작고 소박해도 괜찮다고, 남들 눈에 별것 아니어도 나에겐 간절할 수 있다고. 그리고 그 꿈을 다시 꺼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조금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판타지가 아닐까.
책을 덮은 그날 밤, 나는 오랜만에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지금 네가 진짜 바라는 건 뭐야?"
그리고 오랜 시간 잊고 있던 내 안의 작은 꿈 하나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이미지 출처 : 자체 제작 및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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