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26. 17:13ㆍ나의 책장
📚'니체 인생수업' - 당신의 삶은 지금 반복되어도 괜찮습니까?
니체를 처음 읽을 때는 당황스럽고 어렵기 마련이었다. 세상이 ‘좋은 사람’이 되라고 가르쳐온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향을, 그것도 아주 단호하고 날카롭게 가리키는 철학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니체 인생수업'은 그 낯선 철학자의 목소리를 조금 더 가까이서, 한 사람의 인생 선생처럼 느끼게 해주었다.
이 책은 니체가 세상에 남긴 66가지 철학적 메시지를 우리 삶에 밀착해 풀어낸다. ‘초인으로 살아가라’, ‘영원회귀를 받아들여라’, ‘고통이 너를 강하게 만든다’는 식의 문장은 그 자체로 문학이고 선언이었다. 철학이라는 장르가 삶과 별개인 줄 알았던 나에게 이 책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최초의 계기를 만들어줬다. 타인의 기대, 사회적 기준, 규범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감쌌던 껍질을 한 꺼풀씩 벗겨낼 수 있었던 건, 니체의 문장 때문이었다.
읽으며 가장 오래 머문 문장은 이것이었다.
“진짜로 살아간다는 것은, 스스로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이 말이 나에게는 일종의 충격이었다. ‘누군가가 정해준 삶의 길을 잘 따라가는 것’이 곧 잘 사는 삶이라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니체는 말한다. 그건 ‘도덕의 노예’일 뿐이라고. 진정한 자유는 ‘스스로 기준을 만드는 자’에게만 허락된다고. 세상이 틀에 짜둔 가치가 아니라, 나의 경험과 고뇌 속에서 만들어낸 가치만이 진짜라고.
니체는 고통을 피하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통을 견디며 그 안에서 나를 조각하라고 말한다. “나를 죽이지 못한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는 말처럼, 이 책은 힘든 시간을 무조건 버티라고 조언하지 않는다. 대신, 고통의 순간을 나를 재구성할 기회로 삼으라고 말한다. 그렇게 보면 나의 과거 상처들도, 더 이상 수치나 후회가 아니라 삶의 재료가 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영원회귀’ 개념이었다. 내가 지금 살아가는 이 하루가 끝없이 반복된다면, 나는 과연 이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하루하루를 피곤하고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던 내 삶을 돌아보게 되는 질문이었다. 니체의 철학은 끊임없이 나에게 되묻는다. 지금의 삶을 정말 사랑하고 있는가? 지금의 생각, 지금의 태도가 내가 영원히 반복해도 괜찮을 삶인가?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쉽게 덮을 수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다. 이 책은 ‘답’을 주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질문’을 남기는 책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내가 지금껏 외면해온 질문이었다. 나는 진정으로 나답게 살고 있는가? 나는 나만의 길을 가고 있는가?
'니체 인생수업'은 단순히 철학서를 쉽게 풀어낸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살아 있는 삶의 교과서였다. 페이지마다 내 삶을 투영하게 만들고, 낡은 생각을 한 꺼풀씩 벗겨내며 스스로의 주인이 되라는 외침을 전한다.
가끔은 삶이 너무 복잡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무언가를 잘 해내고 싶은데, 그 기준조차 내가 정한 것이 아닐 때, 혼란과 무력감이 밀려온다. 그런 순간, 이 책은 나에게 작고 단단한 나침반이 되어주었다. 누구의 삶도 아닌, 오롯이 ‘나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 그 첫걸음을 응원해주는 책이 바로 『니체 인생수업』이었다.
이미지 출처 : 자체 체작 및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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